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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김해가야테마파크 눈썰매장과 불꽃축제


김해에서 보낸 하룻밤은 이곳을 중심으로 흘러갔다. 김해의 화려한 과거인 ‘가야’라는 나라의 역사를 배우고, 체험하고, 관람하고, 즐길 수 있는 곳 김해가야테마파크에서. 물론 가야의 역사와 문화를 체감한 후 여흥까지 남길 놀이거리와 볼거리도 다채로운 곳이다. 이와 함께 천문대, 레일바이크, 와인 동굴를 찾으며 김해의 모습들을 담았다.



김해가야테마파크에 재현된 가야의 영광을 알아본다.


평소 역사에 능하지는 않다. 허나 역사를 알고 나서 여행의 시선이 달라진 경험을 반복하며 알아야 할 것들은 그냥 지나치지 않기로 마음을 정했다. 그런 의미에서 김해는 가야의 역사를 떼어놓고 논하기 힘든 곳이다. 기원전 1세기, 지금의 김해 땅에 가야가 건국 되었다. 학창 시절 열심히 배웠던 삼국 시대를 함께 했던 나라 가야 말이다.


가야가 처음 국가로서의 형태를 이루기 시작한 1세기부터 약 5세기까지 안과 밖으로 지대한 영향을 행사한 것을 고려, 이 시기를 ‘사국 시대’로 정정해 불러야 하는 것은 아니냐 묵직한 농담을 건네는 이들도 있다. 사실 발굴되고 있는 문화재들과 역사의 기록을 충분히 고려해보아도 가야의 역사는 500~700년에 달한다. 거기다 경상도 땅 위의 여러 소국들로 이뤄진 가야 연맹이 한 맹주국을 중심으로 통치되었다는 사실 역시 가야의 존재감을 키운다.


여기에서 전기 가야의 운명을 이끈 그 나라는 ‘가락국’, ‘금관가야’로 불리며 지금의 김해 땅에서 문화를 꽃피운 나라다. 특히 알에서 태어난 임금님 설화의 주인공인 ‘김수로’ 왕이 그 영향력에 이야깃거리도 더한다. 당시의 김해도 해당되는 가락 지역에서 각각의 부족을 다스리던 촌장 아홉 명은 수로왕을 맞이하기 위해 구지봉에 올라가 제사를 지내고 춤 추며 노래했다고 한다.


“거북아 거북아 머리를 내어라. 내어 놓지 않으면 구워서 먹으리라”. 여전히 거북이는 수로왕을 상징하는 동물이다. 그런 거북이를 은밀한 힌트로 우아하게 장식해놓은 가야의 왕궁을 ‘김해가야테마파크’에서 찾았다. 김해가야테마파크는 가야를 테마로 한 배움과 즐거움을 다채롭게 선사하는 장소다. 김해 봉황동에서 현재에도 발굴 중인 왕궁 추정지를 참고하여 가상으로 완성시킨 가야 왕궁이 테마파크 안에 함께 자리하고 있다.


이곳에선 기존에 우리가 알고 있던 한국의 왕궁과는 사뭇 다른 느낌의 장식들을 자주 발견할 수 있다. 거대한 금 동상으로 세워져 있는 거북이도 포함이다. 작은 부분까지도 김해와 가야 전문 교수들의 자문을 근거로, 중국과 일본 등에서 받았을 영향을 고려하여 완성했다.



겨울엔 눈썰매장이, 여름엔 불꽃축제가 반기는 곳이다.


가야의 역사를 간략히 배울 수 있는 가야 왕궁을 감상한 후, 육체적인 여흥마저 더하고 싶다면 겨울에는 눈썰매장, 여름에는 불꽃축제에 집중해보자. 공원에서는 여름 3개월간 20회의 불꽃축제를 부지런히 펼치는데, 김해 시내에서 가깝되 보다 오붓하게 즐길 수 있는 불꽃축제이기에 더욱 좋다. 또 테마파크의 중심부인 철광산 무대에서는 매일 밤 ‘미디어 파사드 쇼’가 펼쳐진다.


미디어 파사드 쇼는 대한민국 최고의 기술진이 3D 프로젝션 맵핑을 도맡으며 빛이 살아 움직이는 듯한 연출을 일궈낸 조명 쇼이다. 매일 2회씩 운영되는 이 쇼를 비롯해 공원 전역을 장식하고 있는 100만 개 이상의 조명들이 낮보다 아름다운 밤을 탄생시킨다. 또 낮이든 밤이든 3년 동안 꾸준히 사랑받고 있는 김해가야테마파크만의 뮤지컬 공연 <미라클러브>도 빼놓을 수 없다. 김수로 왕과 허황옥 왕비의 사랑 이야기를 주제로 삼아 남녀노소 모두에게 가야 역사의 흥미로움을 현대적으로 전달한다.


같은 철광산 공연장에서 매일 3회씩 열리는 <매직콘서트>를 비롯한 국내 최대 규모의 어린이 모험 놀이터, 카라반 캠핑장 시설 등이 어린이와 동행하는 가족 단위 방문자들에게 특히 인기가 높다. 지역의 문화예술단체와 함께 주최하는 각종 거리 공연, 춤과 노래 등의 흥겨운 무대를 곳곳에서 만나볼 수 있는 것은 덤이다.


낙동강레일파크에서 달리고 마신다.


김해가야테마파크에서 13킬로미터 떨어져 있는 곳엔 ‘김해낙동강레일파크’라는 또 다른 명소가 있다. 이제는 해외여행자들에게 더 인기라는 이 공원에서는 아주 특별한 철교를 레일바이크로 건널 수 있다. 낙동강 철교를 1차 완공했던 1940년에는 이 철교가 한반도에서 두 번째로 긴 다리였다고 한다. 지금은 오직 레일바이크만으로 건널 수 있으며, 왕복 코스는 1킬로미터 길이의 철교를 포함해 총 3킬로미터로 마련되어 있다.


시작 지점인 고요한 농촌 마을을 지나 낙동강 풍경이 사방으로 펼쳐지는 철도 위에 도달하면 절로 페달 속도가 줄어든다. 물 위를 가르는 새들의 움직임과 햇빛과 만난 물비늘을 가까이서 감상하기에 이상적인 위치다. 다만 회차 지점을 찍고 다시 강을 건너올 때는 살짝 경사진 철도로 인해 보다 많은 체력을 요하기도 한다. 하지만 주행을 마친 후 더욱 기분 좋게 바람을 맞을 정도의 난이도이니 부담 없이 도전해보자.


꽤나 숨 차오르는 레일바이크를 마친 후 하기 가장 좋은 일이 있다. 공원 내에 함께 조성된 와인동굴과 열차 카페에서 느린 시간을 보내는 것이다. 길이 500미터의 김해 산딸기 와인동굴은 본래 철도 터널이던 생림터널을 개조해 완성한 것이다. 지금은 김해의 특산물인 산딸기로 제조한 산딸기 와인을 전시·판매하고 있다.


또한 김해에서 개발한 산딸기 캐릭터인 산딸기 소녀 ‘베리’와 함께하는 포토존과 빛의 터널, 트릭아트를 이용한 볼거리 등이 마련되어 있다. 산딸기는 물이 닿는 순간 맛을 잃어버리는 과실인 만큼 농약을 치는 일이 불가능하다. 그래서 더욱 믿고 맛볼 수 있다. 지역 내에서 직접 기르고 제조한 산딸기 와인을 비교하며 시음해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더불어 열차카페에서 판매 중인 생 산딸기 디저트들로 달콤한 시간을 보내는 것도 좋겠다.


김해천문대와 별의 추억을 새긴다.


2002년에 개관한 ‘김해천문대’는 경남 유일의 시민 천문대이다. 가락국의 시조 수로왕을 형상화해 만든 타원형의 천문대는 천체와 우주에 대한 일반인의 궁금증을 해소하고 낭만과 추억을 선사한다. 가상 별자리 프로그램, 천체 관측 프로그램, 망원경 조작 프로그램 등을 운영하며 토성, 목성, 달 등 밤하늘의 아름다움을 만끽할 수 있는 과학문화체험공간이다.


천문대가 보유한 두 개의 주망원경은 서로 다른 관측실에 설치되어 있는데, 그 덕분에 달과 카펠라 별의 자태를 따로 관찰할 수 있었다. 겨울에는 유독 추운 밤이 관측에 유리하다고 한다. 귀가 떨어질 만큼 춥던 날, 그래서 별이 잘 보이던 방문일에는 페가수스 별과 올빼미 성단, 카시오페이아가 유독 아름다웠다. 황소자리의 눈이라는 노란색 별을 망원경 너머로 바라보며 약 40년 전에 별이 쏘아 내린 빛을 이제야 눈에 담아본다.


상현달을 면밀히 관찰하고 싶다면 매달의 음력 5~12일이 가장 좋은데 특히 7, 8일이 달과 별을 관측하기에 최적의 날짜로 꼽힌다. 보름달이 뜨는 날은 밝은 달에 가려 별이 잘 보이지 않을 수 있으니 주의하자. 굴절망원경으로는 38만 킬로미터 이상 떨어진 달에 난 운석 충돌 자국들까지 바짝 당겨 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