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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아키타현 뉴토온천향과 츠루노유 온천


일본에는 궁극의 료칸들이 있다.


수량이 풍부한 천연 온천수와 오랜 전통의 고즈넉한 시설, 문명과 철저히 분리된 지리적 위치, 포근한 환대 모든 요소를 아우르는 완벽에 가까운 료칸이 말이다. 사람들은 이곳을 ‘비탕’이라 부른다. 주로 교통이 불편한 숲속 깊은 곳에 위치하지만 방문하는 모든 이들에겐 영혼의 휴식처가 되어 버리는 비밀스러운 온천. 일본에는 현재 약 185개소의 비탕이 숨어 있다. 대형화, 현대화되어 가는 여행업계의 흐름에서 벗어나 고요히 자신들의 길만을 걸어왔다.


그 명맥을 잇기 위한 ‘일본 비탕을 지키는 모임’은 1975년부터 지금까지 천천히 몸집을 키우며 유지되고 있다. 지구가 준 선물이자 한정적인 지하자원인 온천에 감사할 줄 아는 비탕은 산속 온천에서 마음을 녹이는 여행자들의 향수와 자연환경 모두를 배려, 보호한다. ‘여행자의 마음을 살피는 비탕은 곧 사람이다’라는 이들의 사명에 감동해 내 마음 속 두 번째 고향이 될 비탕을 점찍어 보았다.


아키타현 뉴토온천향(), 츠루노유 온천()

아키타현 뉴토온천마을에서 가장 오래된 비탕 츠루노유는 무려 380년의 역사를 지니는 궁극의 온천지다. 한 부지 내에서 4개의 다른 원천이 솟아나 각기 다른 효능을 누릴 수 있다. 츠루노유에서는 ‘시로유’와 ‘다키노유’, ‘구로유’와 ‘나카노유’ 네 가지 온천수가 매일 솟아난다. 가장 유명한 남녀 혼탕의 노천탕은 겨울이면 주변을 무겁게 둘러싸는 눈으로, 가을이면 화려한 색감의 단풍으로 장식된다. 아키타 공항에서 에어포트라이너 합승택시를 이용해 약 2시간이면 닿을 수 있다. 당일 온천 입욕은 600엔이다.



아키타현 하치만타이 국립공원(), 후케노유()


하치만타이 국립공원 내 표고 1,100미터 위 숲속에 깊숙이 자리하는 비탕, 후케노유. 국립공원의 대자연 속에 뿌리를 내리고 있기에 한 겨울 적설량이 높아지면 교통이 통제되기도 한다. 하지만 그만큼 완전히 고립된 온천의 낙원이라 하겠다. 한 곳에서 3개의 다른 원천이 솟아나니 이를 모두 만끽하기에도 바쁘다. 노천탕은 향나무로 짠 나무통 욕조를 사용하여 더욱 특별하다. 일반 온천 중에는 지열로 수온을 더 데우는 온돌장도 있다. 가즈노하나와鹿 역에서 하차, 하치만타이 정상 방향의 슈호쿠 버스로 75분가량 달리면 도달할 수 있다. 당일 온천 입욕은 600엔이다.


와카야마현 유노미네온천향(), 아즈마야(あづま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된 구마노 고도 속 유노미네 온천마을에 자리하는 고고한 비탕이다. 순례길 도중에 자리하는 위치 덕분에 예로부터 순례자들이 몸을 정결하게 하려 이곳에서 걸음을 멈추곤 했다. 온천탕과 객실 등이 대부분 나무로 지어져 자연적인 환경 속에서 온천과 휴식을 즐길 수 있다. 인근 주민들이 생활수로도 사용하는 맑은 온천수는 기본 온도만 90도 이상이다. 여기에 어떤 물도 섞지 않고 적정 온도까지 식혀 탕에 사용한다. JR신구 역에서 노선버스로 약 70분 이동하여 찾을 수 있다. 당일 온천 입욕은 720엔이다.


군마현 미나카미마치(みなかみ), 호시온천 조주칸( 寿)


군마현의 조신에쓰코겐 국립공원 속에 고립된 비탕, 호시온천 조주칸은 140년의 역사를 이어오는 중이다. 홍법대사(호시)가 발견했다는 혼탕 호시노유를 비롯, 일반 내탕과 노천탕이 마련되어 있다. 특히 호시노유는 하단에서 자연 용출되는 온천수를 사용하기에 4개의 탕 온도가 미묘하게 다르다. 일본의 수많은 문인들이 묵었던 온천의 본관과 별관은 국가등록유형문화재로 지정되어 있기도 하다. 신칸선의 조모코겐 역에서 노선버스를 탑승, 종점인 사루가쿄에 하차한 후 마을버스로 20분 더 들어가면 만날 수 있다. 당일 온천 입욕은 1,000엔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