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니스에서 처음 맞은 아침, 창밖으로 짙은 안개와 적막이 깔려 있었다.
이날 만난 베네시안은 5, 6월에 이런 안개는 흔치 않다며 유감이란 말을 전했다. 유감이었던 건 사실이다. 첫 만남부터 안개와 함께 지나치게 아름다운 베니스의 모든 풍경에 꽤 오래 말문이 막혀 버렸기에. 무언가에 홀린 듯 다음 골목에선 또 어떤 말도 안 되는 풍경이 펼쳐질까 궁금해 하며 이른 아침부터 늦은 저녁까지 걷고 또 걸었던 시간들이다. 그렇게 부지런히 베니스와 그 곁을 거닐며 찾아낸 크고 작은 즐거움 6가지.
질릴 줄 모르는 아름다움, 바다 안개와 좁은 수로의 풍경 속 걷고 또 걷기
베니스에 도착했을 땐 이미 늦은 밤이었다. 하루 종일 물에 담가 놓은 것처럼 부은 발로 터덜터덜 걸어간 곳은 공항의 항구. 이곳에서 도심으로 우리를 바로 데려다 줄 보트에 올라탔다. 사실 처음 만나는 베니스에게 설레기 시작한 건 이 순간부터였다. 공항에 항구가 있다는 사실도 놀라운데 여기에서 바로 이 바퀴 달린 캐리어를 보트에 싣고 호텔을 향해 바다 위를 달리고 있다니.
진정 베니스가 아니라면 기대할 수 없는 입국 직후의 모습이다. 하지만 이는 시작에 불과했다. ‘내일의 태양이 떠야 이 도시의 아름다움도 피어나겠지’라는 생각으로 가까워진 도심의 불빛을 맞이한 순간, 작은 운하로 꺾어 들어가는 보트 바깥으로 머리를 불쑥 내어놓았다. 이토록 어두운 바닷물이 울렁이는 운하 위로 최소한의 가로등 불빛만이 내리고 주변에 보이는 이 그 누구도 없지만 이미 모든 골목이 그 자체로 아름다웠다.
언젠가부터 이국적인 풍경이 주는 충격에 조금씩 무뎌져 간다 느꼈던 내 감성의 벽이 순식간에 무너졌다. 별안간 얻은 이 놀라움은 다음 날 아침까지 한자리를 지키고 있었다. 밤의 어둠보다 더 멋진 희뿌연 안개가 베니스에 드리울 거란 사실을 미리 알고나 있었는지.
베니스는 내가 사는 곳과 전혀 다른 소리를 내는 도시라는 걸 첫 날 깨달았다. 서울 길거리에서 가장 흔한 승용차와 버스 소음 대신 매시 정각마다 울리는 산 마르코 광장 종탑의 종소리에 잠을 깬다. 차와 도로가 없는 도시이기에 저 멀리의 종소리도 내 귓가에 와 닿는 것이다. 이 의아한 물 위 도시를 흠뻑 경험하고 싶어 나선 이른 아침의 산책.
시설은 가격 대비 대체로 노후하지만 이곳저곳 도보로 이동하기에 유용한 시내 호텔에 묵고 있다는 사실이 감사해진다. 베니스의 대운하 그랜드 카날Grand Canal과 그 위의 가장 유명한 다리 리알토Rialto까지 약 20분을 걸었다. 그동안 건넌 작은 다리가 10개도 넘은 듯하다. 베네치아만 안쪽으로 떠 있던 118개의 섬을 400개의 다리로 연결해 완성시킨 도시가 바로 이곳이니 지극히 당연한 일이다.
허나 이 모든 풍경이 낯선 나는 다리를 만날 때마다 걸음을 멈추고 주변을 둘러봐야 했다. 태어나 처음 접하는, 바다 안개와 좁은 수로가 그리는 풍경은 며칠이 지나도 질릴 수 없을 것 같았다. 시간과 물의 때가 묻은 건물들의 외벽이 길이 되어 그 사이로 바닷물과 배의 흐름을 허락하는 모습. 베니스가 단순한 섬이 아니라는 사실은 너무나 당연하지만 이곳에 발 디디고 있는 순간에서야 뼈저리게 느낀다. 물과의 아슬아슬함이 툭하면 넘치는 이곳에서의 삶을 감내하는 모든 베네시안들이 베니스를 떠나지 않는 이유를.
알록달록 물감 흩뿌려진 엽서 속 거닐기 from 부라노 섬
물감 부자가 마음대로 그려 놓은 것 같은 부라노 섬. 베니스 항구에서 보트를 타고 45분쯤 이동하면 만나는 이곳에 잠시 나들이를 나섰다. 모두들 섬에 닿기 직전 들뜬 모습이다. 작은 섬 위 모든 집들이 제각각 다채로운 빛깔로 알록달록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는 단순한 예쁨을 위해 시작된 일이 아니다. GPS도 구글맵도 없던 과거에는 바다 안개가 짙게 깔릴 때면 바다와 집을 왔다 갔다 해야 하는 어부들이 자주 곤혹을 치르곤 했다.
수로의 모양과 집의 크기가 비슷비슷한 부라노 섬 속에서 내 집을 찾기가 쉽지 않았던 것이다. 집 찾기가 어려웠던 건 낚시 후 술 한 잔으로 하루를 마감한 후에도 마찬가지였다. 그래서 그들이 보다 수월한 귀갓길을 위해 눈에 띄는 색채로 집 외벽을 칠하기 시작했다. 그렇게 너도나도 서로 헷갈리지 않도록 각기 다른 색을 택해 내 집을 바꾸다 보니 짠. 부라노의 알록달록한 골목골목이 완성되었다.
워낙 많은 집들이 세워진 섬이니 모든 집의 색이 하나같이 다 다를 수는 없다. 하지만 적어도 벽이 닿아 있거나 거리가 가까운 집들끼리는 최대한 반복적으로 색을 쓰지 않고 있다. 더불어 부라노 섬이 자랑하는 것은 레이스이다. 여전히 이를 손수 바느질로 만들고 있는 어머니들이 살아 있는 부라노 섬의 이 아름다운 레이스에 관한 멋진 전설이 하나 있다.
부라노의 한 어부가 낚시를 나간 어느 날, 자신의 그물에 걸린 인어를 발견했지만 그녀를 헤치지 않고 살려주었다. 그 의로운 마음에 감동을 받은 인어가 어부를 떠나기 전 고마운 마음에 보트 곁으로 예쁜 파도를 하나 만들어 보냈고 그 물거품이 아름다운 레이스가 되어 배 갑판 위로 떨어졌다. 어부는 이를 들고 집에 돌아와 아내에게 선물을 했다고 한다.
작은 섬 부라노에서 이런 소식을 전해 들은 모든 아낙네들은 인어가 선물한 바다의 레이스에 반해 서로 똑같은 레이스를 만들기 위해 고군분투하기 시작했다. 그렇게 대를 잇게 된 부라노의 레이스. 금세 사라져 버려서 더 아름다운 바다의 물거품과 닮은 레이스가 여기 있다는 이야기가 참 마음에 든다.
부라노에서는 집집마다 대문 앞에 드리워져 있는 긴 천을 쉽게 찾을 수 있다. 햇빛 좋은 날이면 이곳 사람들은 대문을 활짝 연 채 이 천만을 내려놓는다. 하지만 이보다도 더 어여쁜 건 부라노 모든 집들의 창문과 대문, 그리고 빨래이다. 집 앞에 널려 있는 빨래를 보면 그 집에 사는 사람들의 이야기가 보인다.
이곳의 집주인에게 검정색 옷이 많구나, 혹은 회색 옷을 좋아하는구나, 운동복이 많은 걸 보니 운동을 즐기는 사람이겠거니, 아기 인형이 많이 널려 있으니 여기에서는 갓난아기가 자라나고 있겠다는 상상거리 말이다. 간혹 큼지막하게 널린 침대보나 이불의 색과 무늬를 보고 이 집 침실과 방의 분위기는 이렇겠지 괜히 그림도 그려본다.
그렇게 빨래와 더 더 다양한 색깔을 찾기 위해 부라노 집들 사이사이의 좁은 골목들을 훔쳐보다 보면 어느새 섬을 한 바퀴 다 돌게 된다. 특히 운하를 따라 걷다가도 시선을 자꾸 뺏기는, 제각각의 강렬한 색채를 발산하는 아주 좁은 샛길로도 과감히 빠져보기를. 두 팔도 채 벌리지 못할 만큼 좁은 건물 사이에서 온갖 색채에 포위된 듯한 기분에 휩싸일 수 있다. 부라노의 풍경은 그 속으로 깊숙이 들어가면 갈수록 발길을 더 붙잡는다.
베니스의 유리공예 기념품 사기 from 무라노 섬
베니스 시내에서 쉽게 찾을 수 있는 유리공예 상점. 많은 가게들이 고전적인 샹들리에나 현대적인 감각의 유리 장식품 등을 두루 전시하며 행인의 시선을 사로잡는다. 그 독보적인 기술은 8세기 이상의 역사를 지니는데, 전부 베니스 인근의 섬 무라노에서 비롯된 것이다. 1291년부터 자리를 지킨 무라노 섬의 유리 공장에서는 예나 지금이나 공예품을 제작하는 유리 장인들이 뜨거운 아궁이 앞에서 유리와 사투를 벌이고 있다.
녹인 유리에 입으로 직접 숨을 불어넣고 매만지며 크고 작은 작품을 만드는 그들은 흔히 'Glass Master', 혹은 'Glass Blower'로 불린다. 워낙 섬세하고 연륜을 필요로 하는 작업이기에 특유의 기술을 보유한 장인들은 오래 전 다른 섬으로의 여행조차 금지되었었다고 한다. 혹여나 다른 곳에 무라노만의 기술을 누설할지 모른다는 두려움에 말이다. 그토록 소중히 보존해온 덕에 오늘 날에도 여전히 이곳의 아름다운 유리는 공기, 물, 불, 흙 이라는 지구의 기본 요소 4가지를 기반으로 활발히 창작되고 있다.
1년 중 가장 무더운 여름의 한 달만 아궁이의 불이 꺼지는 언제나 핫한 공간이기도 하다. 집으로 가져가기 쉬운 유리공예품을 찾던 중, 베니스 골목을 걷다 우연히 찾은 가게 '랄베로L'albero'에서 마음에 쏙 드는 유리 귀걸이를 찾았다. 무라노에서 공수하는 장식 유리로 직접 패턴을 디자인하고 녹인 유리 액세서리를 파는 가게다. 모든 제품의 디자인이 감각 있고 어여뻐서 하나만을 고르는데 오랜 시간이 걸렸다.
영롱한 주황빛의 스프리츠 마시며 기분 내기
해질녘 길 위에서 사람들을 관찰하다 물음표 하나가 떠올랐다. 레스토랑이나 카페의 야외 테이블에 앉아 이야기 나누는 사람들의 테이블에 전부 같은 빛깔의 음료가 올려져 있었기 때문이다. 마치 데자뷰처럼 이 블록에서 본 주황색 술이 다음 블록에서도 똑같이 보이는 것이 아닌가. 저녁식사를 위해 찾은 레스토랑에서 물어보니 이는 베니스에서 가장 흔한 식전주 ‘스프리츠Spritz’. 북동부 이탈리아에서 가장 널리 사랑받고 있는 칵테일로, 쨍한 주황빛의 식전주 아페롤Aperol과 이탈리안 화이트 와인인 프로세코Prosecco, 탄산수를 섞어 완성된다.
중요한 베이스인 아페롤이 11도 정도로 아주 낮지는 않은 도수를 지니기 때문에 상큼한 맛을 믿고 벌컥벌컥 마셨다간 거나하게 취할 수도 있다. 하지만 탐스러운 올리브가 퐁당 담겨진 그 영롱한 모습만으로도 테이블이 베니스다워 진다. 식사에 곁들일 가벼운 주류나 기분 좋은 휴식시간이 필요할 때면 언제든 스프리츠!를 외쳐도 좋다.
가장 낮은 데서 베니스의 아름다움을 감상하는 방법은 곤돌라에 올라타는 것이다. 수면 위로 납작하게 떠오른 얇고 긴 배 위에서 물결에 몸을 맡긴 채, 거미줄처럼 퍼진 수많은 수로를 비집고 다니며 이곳에서의 삶을 아주 가까이서 상상해볼 수 있다. 하지만 미처 밤의 곤돌라는 상상해보지 못했다. 가로등이 많지 않은 도시의 특성상 어둠이 내려앉은 후에는 곤돌라 탑승비용이 조금 높아지기 때문이다. 하지만 만약 사랑하는 이와 함께라면, 나는 두 번째의 베니스에서도 짙은 밤에 곤돌라에 오를 것이다.
철썩이는 바닷물을 벗 삼아 세워진 건물들과 그 창문을 통해 새어 나오는 빛에서는 수많은 관광객들보단 여기에 뿌리내린 사람들의 정겨움이 느껴진다. 빛줄기 하나 찾을 수 없는 깜깜한 운하에서는 깊은 밤 요람에 누워 있는 듯한 평온함을 음미하기도 했다. 고맙게도 이날 밤을 밝혀준 보름달빛의 찬란함을 만끽하면서. 배 곁으로 스치는 레스토랑과 카페, 가정집의 기분 좋은 소음들에 은은한 미소가 절로 떠올랐다. 평화로운 뱃길을 뒤로하고 숙소로 돌아가던 길, 또 다른 아름다움을 마주했다.
연히 들른 산 마르코 광장에 울리던 첨벙첨벙 물장구 소리에 잠시 일시정지. 걸음을 재촉해 보니 그 방대한 광장 바닥 위로 얕게 물이 차올라 있었다. 바닥을 이루는 돌들 사이로 뽀글뽀글 물이 역류하고 있더라. 이날 낮에 잠깐 내린 비 때문이었다. 지구온난화로 인해 꾸준히 상승하고 있는 해수면의 영향을 생활 속에서 체감하는 베니스의 한 조각이 드러나는 순간이다. 베니스 시내에서 가장 지대가 낮다는 산 마르코 광장에서는 이렇게 물이 차오르는 일이 퍽 흔하다는 사실.
이토록 눈부신 도시가 손상되면 어쩌나 가슴이 아프면서도, 광장의 빛이 수면에 그대로 반영되는 아름다움에서 눈을 뗄 수 없었다. 광장 속 플로리안 카페에서는 감미로운 클래식이 라이브로 연주되고 있었다. 저 앞의 화려한 산 마르코 성당의 자태가 물에 비치고, 음악 선율은 달콤하고, 연인들은 첨벙댄다. 차오른 물길을 지나 광장을 벗어나기 위해 여자친구를 번쩍 안아 든 사내들이 곁으로 지날 때마다 나도 모르게 박수를 쳤다. 이 시간, 이 장소에 집합된 모든 아름다움에 대한 찬사이자 감탄의 뜻으로.
노벤타 디 피아베 디자이너 아웃렛에서 쇼핑 놀이하기
그래도 나름 이탈리아에 왔는데 쇼핑을 놓칠 수가 있나. 쇼핑이 주는 만족감 역시 여행의 큰 즐거움 중 하나라는 건 반문할 수 없는 사실이다. 베니스 시내에도 다양한 이탈리아의 중고가 브랜드, 많은 상점들이 있지만 내가 손해 보고 있지 않다는 확고한 믿음으로 쇼핑을 즐길 장소가 필요했다. 더불어 베니스의 골목 미로를 헤매는 수고도 조금 덜 수 있다면 더 좋고 말이다.
영국에서 시작되어 유럽 내에 가장 많은 23개의 센터를 두고 있는 맥아더글렌 디자이너 아울렛McArthurGlenDesigner Outlets이라면 제격이다. 반갑게도 베니스에서 가장 가까운 ‘노벤타 디 피아베 디자이너 아웃렛’을 찾았다. 이곳에 닿기 위해선 먼저 보트로 산 마르코 항구를 벗어나 인근의 트랑게또Tronchetto 항구까지 이동해야 한다. 그곳에는 매일 센터까지 연결되는 왕복 셔틀버스가 운행 중이다.
버스를 타고 약 30분 동안 베니스에서는 구경할 수 없던 육지의 포도밭과 초록빛을 감상하다 보면 드디어 도착. 이탈리아의 유명 자국 브랜드는 물론이고 쇼핑 좀 좋아하는 이라면 누구나 선호할 브랜드 총 155개 매장으로 마련되어 있다. 특히 올해 봄에만 모스키노, 미소니, 코치 등의 15개 브랜드가 신관 내에 새롭게 매장을 꾸리기도 했다.
이 모든 매장들이 베니스와 트레비조의 우아한 궁전에 영감을 받아 지어진 건축물 속에 차곡차곡 들어서 있다. 쾌적한 환경 덕에 처음부터 끝까지 우아한 쇼핑이 가능하다. 물론 틈틈이 쇼핑하랴 인증샷 남기랴 기분 좋은 바쁨이 찾아오기도 하지만. 처음 입점된 브랜드 수를 듣고 아웃렛에 하루 종일 머물러야 하는 건 아닌지 걱정된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내 마음이 이끄는 매장들 위주로만 꼼꼼히 둘러본다면 전혀 부담 없을 만큼 수월히 걸어 다닐 수 있도록 조성된 건축물의 구조 역시 참 똘똘하다. 이탈리아 내에 세워진 5개의 맥아더글렌 디자이너 아울렛 중에 가장 인기 높은 곳이 노벤타 디 피아베라더니, 그 이유를 알 것 같다.
베니스에서 가장 가까운 맥아더글렌 디자이너 아웃렛 이용 가이드
택스 리펀드
동일 매장에서 154.94유로 이상 구입할 경우 저절로 택스 리펀드 자격이 생긴다. 설령 본인이 계산하지 못했어도 직원이 먼저 물어 올 테니 걱정 말라. 환급을 원한다는 대답과 동시에 해당 매장에서 바로 세금 환급 서류와 영수증을 정리해주니 그대로 공항의 세관에서 스탬프를 받고 환급 사무소에 제출하면 된다.
레스토랑과 카페
쇼핑 중이라 해서 이탈리아에 와 있음을 포기할 필요는 없다. 노벤타 디 피아베 센터 내의 레스토랑 'SuttoOsteria'는 현지에서 생산, 제조되는 와인과 식재료들로 본토의 신선한 맛을 그대로 선보이고 있다. 기쁜 소비에 즐거운 점심식사까지 더해야 이곳을 진정 활용한 것이다. 또 알아주는 이탈리아 젤라또 브랜드 ‘Venchi’ 매장 역시 놓치지 말 것.
셔틀버스
베니스의 산 마르코 항구에서 배를 타고 20분가량 이동하면 트랑게또 섬 항구에 다다를 수 있다. 노벤타 디 피아베 센터 직행 셔틀버스가 이 항구에서 항시 대기 중이다. 셔틀버스에 올라타고 약 30분 후에 쇼핑의 천국에 다다를 것이다.
매장 내 특별 할인
기본적으로 브랜드마다 30-70퍼센트 할인된 가격의 제품들을 만나볼 수 있지만 사실 이는 시작에 불과하다. 각 브랜드 매장마다 시기별로 추가 세일을 진행하는 제품들이 달라지기 때문이다. 이에 대한 구체적인 표시가 되어 있지 않은 매장들도 있으니 고급 정보를 위해선 직원과의 소통이 중요하다. 물론 대부분 직원이 먼저 다가와 알찬 세일 정보를 흘러준다.
새로 생긴 관람차
봄을 맞아 고운 자태의 대회전 관람차가 새롭게 등장했다. 신관 입구 앞에 놓인 16미터 높이의 관람차는 2천 가지의 꽃들로 장식돼 꽃마차를 연상시킨다. 모든 방문객이 무료로 탑승할 수 있다.
살수록 이득인 맥아더글렌의 쇼핑
노벤타 디 피아베 디자이너 아울렛에서 내가 오직 쇼핑에만 할애한 시간은 약 3시간. 과장 없이 올해 들어 이처럼 빨리 지나간 3시간도 없었던 것 같다. 일단은 나홀로 갖고 있던 작은 편견이 깨진 것에서부터 시작되었다. 왠지 하이엔드 브랜드 위주의 쇼핑이 되지 않을까 싶던 예상과는 달리 럭셔리 브랜드는 물론 스트리트 패션 브랜드나 아웃도어 브랜드, 중저가 캐주얼, 리빙 관련 브랜드들이 전부 포진해 있는 것이 아닌가.
전체적인 분위기를 둘러보기 위해 가진 여유로운 산책 후, 머릿속에 방문해야 할 매장의 리스트가 늘어나며 가슴이 뛰기 시작했다. 일단 가장 먼저 집중하며 쇼핑한 매장은 대부분 이탈리아 브랜드들이었다. 아웃렛 매장은 이곳뿐이라는 보테가 베네타부터 언제나 훈훈한 세일가로 다양한 상품을 선보이는 프라다, 그리고 마지막 비장의 카드였던 마르니 등등. 더불어 새로 입점한 모스키노는 방대한 매장 속에 신상품들이 넘쳐나는 턱에 순간 아웃렛이 아닌 부티크 매장에 와있는 듯 착각에 빠지기도 했다.
더불어 이미 바깥에선 상상하기 힘든 아웃렛 가격에다 추가 할인이 적용되는 일부 품목들이 보물처럼 여기저기서 발견되었다. 이는 마르니 매장도 마찬가지. 방문한 시기에는 마르니의 모든 목걸이 제품들이 70퍼센트 할인된 가격으로 판매 중이었다. 고급스러운 가죽 재질에 세련된 디자인이 더해진 마르니의 신발 중 하나를 성공적으로 구매해 기쁠 따름이다. 단, 꼭 사야 할 물건은 가장 마지막 순간에 구매하기로 남겨 놓는 편이 나을 수도 있다.
모든 맥아더글렌 디자이너 아웃렛에서는 한 번 구매한 제품에 대한 교환과 환불이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물론 평소 구매할 제품에 대한 스스로의 확신을 찬찬히 따져보는 합리적인 소비자라면 걱정할 일도 없을 것이다. 하지만 아주 가끔은 대담한 구매도 권장하고 싶다. 고민만 하다 내려놓고 시간이 부족해 사지 못한 몇몇 제품들이 여전히 머릿속에 맴도는 한 사람으로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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