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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모스크바 물가와 모스크비치 쇼핑여행

모스크바는 세계에서 가장 큰 나라인 러시아의 수도이다. 십 여년 만에 다시 찾은 모스크바는 변해 있었다. 모스크바는 더 이상 세계가 주목하는 변화의 땅이 아니었다. 모스크바는 신문화를 주도하고 있었고 오래된 거리는 트렌디한 패션으로 일렁이고 있었다.

 

겨울에 러시아를 여행하려면 대단한 용기가 필요하다. 러시아의 강추위와 맞서 싸워야 하기 때문이다. 십 여 년 만에 다시 러시아의 모스크바와 페쩨르부르크를 여행하기로 결정했다. 그 때 강추위에 벌벌 떨며 얼어붙은 손가락을 겨우 움직여 카메라 셔터를 눌렀던 기억이 아직도 뇌리에 생생하게 남아있기에 추위에 대한 약간의 두려움을 안고 출발했다.

 

인천공항을 출발, 카자흐스탄의 알마티를 경유하여 모스크바의 셰레메테보(Sheremetyevo)공항에 도착했다. 공항에서 시내까지 이동하기 위해서 아에로익스프레스 고속열차를 탔는데, 실내가 쾌적했고 벨로루스카야 역까지 40여분 만에 도착했다. 예전 이 공항고속열차가 생기기 전 모스크바 공항에 도착하면 시내까지 미화 100달러에 달하는 바가지 요금을 내고 택시를 타야 한다는 소릴 들었던 기억이 있다. 그만큼 시대가 변했고 러시아도 많이 변해있었다.

 

무시무시한 추위를 제외하고는 러시아 여행이 특별히 두렵지 않았다. 최근 러시아 카프카즈 지역을 혼자 여행했고 몇 년 전에는 시베리아의 바이칼 호수 일대를 다녀온 적이 있기 때문이다. 비록 ‘스바이시보(고맙습니다), 하라쇼(좋습니다)’ 이 두 표현 밖에 못하지만 휴대폰에 러시아어 사전과 러시아어 앱을 저장해 두었기에 그럭저럭 의사소통을 하며 여행할 수 있겠다라는 생각이 들었다. 지도 앱도 있으니 내가 현재 어디에 있는지 위치 파악도 되니 길을 헤매게 될 염려도 없었다.

추위는 다행히 찾아오지 않았다. 벨로루스카야 역에 내리자 약간의 눈발이 내렸지만 기온은 그다지 낮지 않았다. 영하 3-4도 정도였으니 한 겨울 모스크바에서는 이상기후였다. 자, 이제는 모스크바의 복잡한 지하철을 타고 예약한 숙소까지 이동해야 한다. 기차역에서 전철역까지 당연히 연결되어 있을 줄 알았건만 전철역은 상당히 떨어진 곳에 위치해 있었다.

 

한국에서 가져간 가이드북을 보고 전철 티켓을 구입하려 했지만 정보가 맞지 않았다. 다행히 옆에 있던 여성의 도움으로 메트로 카드를 구입했다. (러시아에서는 전철을 메트로라고 부른다) 우리의 전철 카드와 비슷했다. 현금으로 충전하고 사용할 때마다 차감되는 형태였다. 그 때 그 때 표를 사는 것보다 저렴했기에 모스크바에 머무는 동안 기계에 현금을 넣고 충전하면서 메트로 카드를 사용했다. 이 카드는 버스를 탈 때에도 사용할 수 있었다.

 

모스크바의 전철 타는 곳은 매우 지하 깊숙이 자리해 있었다. 긴 터널 같은 곳을 재빠르게 오르내리는 에스컬레이터를 타면서 현지인들의 일상을 엿볼 수 있었다.

 

붉은 광장에 가면 성 바실리카 성당과 함께 들러 보아야 할 명소 아닌 명소가 있다. 바로 굼(Gum) 백화점이다. 러시아 최고의 국영백화점인 이곳은 역사와 전통을 자랑하는 쇼핑 공간이다. 1893년 문을 연 굼 백화점은 세대별로 부유한 모스크비치의 사랑을 한 몸에 받았던 곳이기도 하다. 겉 모습처럼 내부 역시 화려하고 웅장하다. 건축 구조 자체가 미관을 강조하다 보니 실용적인 측면에서는 아쉬움이 있다는 느낌도 들었다.

 

내부는 모두 3층으로 되어있었는데, 해외 명품 브랜드들이 늘어서 있었지만 실제로 매장을 출입하여 물건을 구매하는 손님들은 그다지 많아 보이지 않았다. 아무튼 눈을 호사스럽게 하는 인테리어가 돋보이기에 모스크바의 관광명소로는 손색이 없는 곳이긴 하다. 크리스마스를 전후하여 굼 백화점 앞에는 화려한 크리스마스 데커레이션과 함께 크리스마스 전통시장이 개장하여 많은 방문객들의 발길을 이끈다. 시장 옆에는 작은 실외 아이스링크가 개장하여 스케이트를 탈 수 있는 기회도 선사한다.

 

1. 가는 길
중앙아시아 최대 항공회사인 에어아스타나(Air Astana)는 인천공항을 출발하여 중앙 아시아의 허브인 알마티를 경유해 모스크바, 페쩨르부르크를 비롯해 러시아의 주요 도시로 취항한다. 인천-알마티를 오가는 보잉 767기의 비즈니스석의 경우 격조 높은 다이닝 풀코스 메뉴가 제공되며 풀 플랫 베드와 15인치 모니터가 놓여 있다.

 

2. 시내교통
모스크바의 북서쪽에 자리한 셰레메테보 국제공항에서 시내로 이동하려면 아에로 익스프레스 공항 전철을 이용해 시내 인근의 벨라루스카야 기차역까지 가야 한다. 그곳에서 인근 벨라루스카야 전철역으로 도보로 이동한 뒤 다시 전철을 타고 자신의 목적지로 향하면 된다. 호텔이나 레스토랑 등지에서 현지 직원의 도움으로 우버 택시를 요청하면 일반택시보다 저렴한 요금으로 택시를 이용할 수 있다.

3. 숙박 정보
모스크바에서 가장 저렴한 숙소는 호스텔이다. 다인실 1인 요금은 1인당 약 6천원-1만원 정도이다. (hostelworld.com참고) 그 밖의 저렴한 호텔을 찾으려면 booking.com expedia.com 또는 agoda.com 등의 웹사이트를 통해 숙소를 찾는 게 좋다.

 

4. 거주지 등록 및 비자
현재 대한민국 여권 소지자의 경우 관광목적으로 비자 없이 60일간 체류할 수 있다. 원래 러시아에 입국한 뒤 3일 이내에 거주지 등록을 해야 하는 규정이 있었다. 그렇지 않으면 출국할 때 불이익을 당하기도 했다. 하지만 지금은 공항 또는 육로로 출입국시 거주했던 곳에 대한 거주지 등록증을 요구하지 않는다. 그래도 거주지 등록에 대한 조바심이 있다면 자신이 머무는 호텔이나 숙소에 거주지 등록을 입증하는 증명서를 하나 받아두자. 혹시 경찰이 검문하여 거주지 등록을 요구한다면 이 증명서를 보여주면 된다.

 

5. 환전 및 환율
러시아 화폐 명은 루블(Rouble)이며 1루블은 약 19원이다(금년 1월 기준). 십 여 년 전에 비해 루블의 화폐 가치가 절반으로 하락했다. 시내 곳곳에 작은 환전소들이 많아 시내 관광 중 환전의 어려움은 없을 것이다. 신용카드는 주요 호텔, 레스토랑, 카페, 상점 등지에서 유용하게 쓰인다.

 

6. 공연예술 감상하기
모스크바에서는 겨울철의 낮 시간이 매우 짧다, 그래서 일찍 어두워진 시간을 활용하기 위해 모스크바에서는 겨울철 공연문화가 활성화되어 있다. 모스크바에는 공연장이 많고 공연장 시설도 훌륭한 편이다. 어디를 가든 공연을 볼 수 있도록 공연문화 시스템이 잘 갖추어져 있다. 추천할 만한 대표적인 공연예술 중 하나는 모스크바 시내에 자리한 볼쇼이 극장에서 볼쇼이 발레단의 공연을 감상하는 것이다. 볼쇼이 발레 공연의 티켓을 예매하려면 적어도 한두 달 전에 미리 온라인을 통해 예매하는 것이 좋다. (www.bolshoi.ru/en 참고) 그 밖에도 모스크바 시내에 자리한 관광 안내소를 통해 발레, 아이스 발레, 오페라, 뮤지컬, 서커스, 민속무용 등의 공연 일정과 티켓 예매에 대해 문의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