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바에 갈 때는 의문을 갖지 말고 있는 그대로 받아들여야 한다. 이제 빗장을 열고 세상을 향해 기지개를 펴는 그곳에서는 우리의 상식 보다는 변화를 위해 더 많은 준비가 필요한 그들만의 세상이 있기 때문이다. 가만있어도 땀샘까지 쪽쪽 쥐어짜내는 특유의 강렬한 더위 때문에 당연히 제일 먼저 해변이 궁금했다. 현지인들이 자주 간다는 플라야 앙콩 해변과 외국인들이 즐겨 찾는 솔 까요 꼬꼬 해변에서 카리브해를 만끽했다.
쿠바의 도로는 아직 비포장 도로가 많아 차량을 타고 이동시에 몸으로 받는 스트레스가 꽤 있다. 덜컹거리는 흥겨움도 30분 내외야 그렇지 그 이상 되면 서서히 피로가 쌓인다. 하지만 눈이 시리도록 파란 하늘에 뽁뽁 담배 연기 뿜어 놓은 것 마냥 둥둥 떠다니는 구름이 진한 진정제 역할을 해주었다.
쿠바의 날씨는 가히 피부의 진액 마저도 뿌리 뽑는 살인적인 더위를 자랑한다. 강렬한 자외선 때문에 꼭 선크림과 모자를 착용하고 가급적 긴 옷을 입는 것이 신상에 이로울 듯 하다. 그리고 물은 꼭 필수! 가면서 사먹어야지 했다가는 갈증에 시달리고 만다. 그 흔한 편의점이 없기 때문이다.
이런 더위에 시원한 바다로 뛰어들고 싶은 욕망이 어찌 생기지 않을 수가 있으랴. 그래서 방문했던 해변 중 현지인이 자주 가는 플라야 앙꽁과 외국인이 즐겨 찾는 솔 까요 코코를 소개한다.
뜨리니다드에서 앙꽁해변으로 가기 위해 라보카La Boca 지역으로 향했다. 라보카에 들어서면서부터 드넓은 카리브해가 보이는 해안도로를 따라 남쪽으로 달리니 작은 어촌 마을이 나온다.
이곳이 바로 라보카La Boca라는 마을로 이곳에서 두 시간을 더 달려야 한다. 어설프게 정비된 아스팔트라 바닥의 진동을 그대로 온몸에 받는 듯 한 느낌이지만 풍경이 이를 상쇄시켜주고도 남는다. 눈이 즐겁기 때문에 몸의 고통쯤이야 참을 만 하다.
점점 푸른 바다가 가까워지면서 마침내 앙꽁해변이 모습을 드러낸다. 현지인들이 즐겨 찾는 해변답게 다양한 간식을 파는 간이 매점들이 많이 보인다. 우리의 해운대 백사장처럼 비치파라솔이 곳곳에 비치돼 있지만 공짜는 아니니 긴 타월을 준비해 가는 것이 좋겠다.
쿠바인 가족들이 단체로 놀러와 준비해온 도시락을 먹는 모습을 쉽게 볼 수 있으며 해수욕을 즐기느라 여념이 없다. 번듯한 워터파크가 없기 때문에 해변은 쿠바인들에게 있어 소중한 피서지이다.
주말에는 너무 많은 사람들이 몰려들어 백사장에 앉을 자리가 없을 정도니 좀 휴식을 취하고 싶으면 평일에 오는 것이 좋겠다.
돈을 지불하고 비치 의자에 앉는 사람이 없다 보니 굳이 나도 헛 돈 쓰기 보다 긴 타월을 깔고 잠시 카리브해의 넘실대는 파도에 눈을 맡겼다. 수많은 쿠바인들과 함께 해변을 즐기다 보니 나 역시 쿠바인이 된 듯한 기분이다. 차가운 캔맥주 한 잔도 꽤 낭만적인 앙꽁해변이다.
앙꽁해변은 쿠바인들에게 사랑받는 해변이라면 솔 까요 꼬꼬는 그 정반대다. 사실 이곳은 그냥 해변이 아닌 외국인들이 즐겨 찾는 리조트에 딸린 해변이다. 좀 괜찮은 시설과 품격 있는 해변도 보고 싶어 솔 까요 꼬꼬로 향했다.
꼬꼬 케이Coco Kay라고도 부르는 카요 꼬꼬는 쿠바 중부에 위치한 섬이지만 약 27㎞에 달하는 인공 제방도로로 연결되어 있어서 카리브해를 가로지르며 드라이브를 즐길 수 있었다. 원체 바다가 아름답기로 유명하지만 북쪽 연안에 산호초가 대량 서식하고 있어서 잠수를 즐기는 다이버들이 꽤 많이 방문한단다.
특히 고급 리조트가 많아 외국인들이 즐겨 찾는 곳이기도 하다. 대표적인 리조트로는 NH 크리스탈 라구나 빌라 & 리조트(NH Krystal Laguna Villas & Resort, 구 엘세나도르), 멜리아 카요꼬꼬(Melia Cayo Coco), 가비오타 플라야꼬꼬(Gaviota Playa Coco), 블라우 콜로니얼 카요꼬꼬(Blau Colonial Cayo Coco), 트립 카요꼬꼬(TrypCayo Coco), 솔 카요 꼬꼬(and Sol Cayo Coco) 등이 있다.
내가 방문한 곳은 솔 까요 꼬꼬라는 4성급 리조트에 딸린 해변으로 현지인 보다는 투숙한 외국인과 외국인을 상대로 호객 행위를 하는 쿠바인 몇몇을 볼 수 있을 뿐 무척 조용한 분위기이다. 앙꽁해변과는 달리 비치의자에 책을 읽거나 조용히 수다를 떠는 외국인들 때문에 쿠바 보다는 어디 유럽의 해안에 온 듯 한 기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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